본문 바로가기
기타

[2026 AI Re-Local 해커톤] 2등 수상후기와 회고

by Electrohyun 2026. 7. 5.

해커톤 장소, WE호텔 에메랄드 홀
커피와 커피, 물, 커피
즐거운 밤샘
5팀 중 2등, 팀 내 MVP를 수상했습니다.

 

 


 

(1) 시작

 오랜만에 일기를 써봅니다. 지난 2026년 6월 30일 화요일부터, 7월 3일 금요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AI Re-Local 해커톤에 다녀왔습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와 제주더큰내일센터가 주관하여 열리는 해커톤 대회였고, 대회의 주제는 '모두를 위한 AI'였습니다.

 

 저는 항상, 어렸을때부터 개발자 관련 행사, 그중에서도 해커톤에 참여하고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밤샘해서 무언갈 만들고, 팀으로서 역할을 맡아 분담하며 하나의 결과물을 낸다는 것으로부터 "모든 사람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면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고, 그런 것들을 항상 체험해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개발자를 처음 꿈꿨을 때도 그렇고, 저는 제가 해커톤에 참여할 자격이 아직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좌절이 있던 깊은 시기를 보내고 몇년 뒤, 정말 감사하게도 대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고, 모던 애자일 동아리에 합류해 고마운 분들을 많이 만나고, 부족했지만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아카데미를 수료하며,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었던 마음과, 프론트 개발자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엮어 Git 학습용 웹 게임 꼬깃을 제작함으로써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그것들을 기록해 나가며 제가 뭘 해왔는지, 제가 뭘 느꼈는지를 정리하며 저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집이랑 학교를 왔다갔다 하는 것도 조금은 힘든데, 멀리까지 가서 모르는 사람들이랑 지내면서 거기서 잠까지 자야 한다니... 여간 큰 도전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꿈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를 한 번 신청해봤습니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저는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UI와 기능의 템플릿을 준비해 갔고, 아이디어는 조금 모자랐지만 컨디션을 위해 잠도 며칠 전부터 조금 이른 시간에 더 많이 자려고 노력했네요. 3박 4일 중 얼마나 허락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밤을 새우겠다고 생각했거든요.

 

(2) 제주

 제주의 날씨는 화창하진 않았지만, 역시 공기가 달랐습니다. 서울 토박이로서 서울의 약간은 좋지 못한 공기가 익숙했지만, 내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의 공기였습니다. 날씨는 비가 오고 안개도 조금 꼈지만, 이곳저곳 산으로 둘러싸여 있거나 건물로 덮인 하늘보다는 가려지지 않은 제주의 배경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활동 2일 차에는 탐나라공화국을 방문했습니다.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약간은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강우현 대표님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공간을 탐색해 갔는데, 대표님의 설명은 웃기면서도 이상하게 납득이 갔습니다. 버려진 것,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을 다르게 보고, 이야기를 붙이고,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제가 아는 개발과 참 닮아있다고 느꼈습니다. 개발도 어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법으로 구현할지 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행사 기간 동안에는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및 더큰내일센터의 여러 교수님들의 강연이 있었고, 제주 탐나라공화국에 방문하는 일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로지 해커톤 결과에 집중하고자 생각했기에... 아쉬운 이야기지만 앞에서 진행되는 강연을 전부 집중해서 듣지는 못했습니다. 대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고,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누구보다도 퀄리티 높게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반추해 보면, 몇 가지 말씀들은 그럼에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교수님들도, 탐나라공화국에서 만난 강우현 대표님도, 말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지만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WHAT), 왜 필요한가? (WHY), 그리고 어떻게 현실로 만들 것인가? (HOW). 교수님들은 한 가지 분야에 통달했고, 다른 분야는 잘 모를 수 있지만, 그 분야에 도달한 방법은 모두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걸 들으며 완벽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항상 중요히 생각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의 자세랑도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그게 왜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 건지... 수십 수백 가지의 방법이 있을 텐데, 그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사적인 생각을 더 명확히 했다는 느낌보다도, 다른 누군가의 경험에서 내가 했던 경험이 보이면서 공감할 수 있는 것. 내가 뿌듯했고, 성취감을 느꼈고, 좋아했던 그런 점을 타인도 느끼는 것. 어쩌면 강연도 강의도 그런 점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의 무의식적이고 추상적인 부분들이 타인의 도움을 받아 언어가 되고 경험이 되는 부분이 참 즐거웠습니다.

 

(3) Team '코드블루'와 아강 프로젝트

 일기를 남기게 된 이유 중 하나인데, 3박 4일의 기간 동안 함께해 준 Team 코드블루 분들께 모두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디어도 부족하고, 할 줄 아는 건 병렬 세션으로 AI 에이전트 코딩을 진행하거나 가만히 앉아 개발을 붙잡고 있는 것 정도였는데, 팀 내의 MVP라는 공을 저에게 넘겨주시고, 소통을 맞춰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좋았던 건, 제가 감히 말씀드리자면 살면서 겪어온 어떠한 팀, 단체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개개인 분들의 역량이 너무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했고, 여유로웠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어떤 한 단체에서의 마무리를 이렇게 좋게 끝낸다는 것도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데,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1등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저희 팀이 1점 차이로 2등을 했다 한들, 그럼에도 이렇게 마음이 무겁지 않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건 바람이 만족되지 않은 슬픔보다도 좋은 분들을 만나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경험. 그걸 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정말로 더 값진 경험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어서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블로그 글의 형식을 담아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는 것뿐이네요. 3박 4일의 여정동안 정말,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음속 어디선가는 항상... 절박했거든요. 한때는 정말 힘들었고, 제 삶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할 것 같다고 느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전력을 다해서 살아가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고 싶다. 그래서 학교에 복학하고 나서는 항상 진지한 자신뿐이었고, 가끔은 괜찮은 척하며 웃어넘기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해커톤에서 코드블루 팀과 아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덜어놓게 된 것 같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제가 맡은 역할을 끝까지 해낼 수만 있다면... 저는 앞으로도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단지 2등을 했다. MVP를 했다. 이런 숫자나 성과로는 이야기할 수 없는, 앞으로 쭉 남을, 어떠한 영구적으로 남아있을 것만 같았던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 마음을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보다도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를 바라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이 기억을 갖고, 예정대로 계획해 둔 앞으로의 길을 걸어가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가볍게, 조금 더 멀리.

 

 소중한 기억을 갖도록 도와주신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그리고 제주더큰내일센터의 모든 분들, 그리고 Team 코드블루의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2026년 07월 05일

<⚡>